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제지 산업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대(對)중국 강경 정책은 두 나라 제지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제지업계는 트럼프의 정책 변화로 인해 원자재 수급과 시장 경쟁력에서 큰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펄프와 재활용 섬유의 주요 공급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대 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미국 내 제지업체들은 원자재 수입 비용이 급증하는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최종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경우 소비자 수요 감소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더불어, 미국 내 환경 규제 완화는 단기적으로 기업들에게 비용 부담을 줄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유럽과 아시아 시장은 점점 더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제품을 중시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지 않고 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데 그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와 점유율을 잃을 위험이 있다.

반면, 중국 제지업계도 트럼프의 재선으로 인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지 생산국으로, 펄프와 재활용 섬유 등 주요 원자재를 수출하며 글로벌 제지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중 관세 강화와 무역 제한 조치는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 제지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만약 2025년에 미·중 간 무역 긴장이 심화될 경우, 미국과 중국 간의 직접적인 무역 거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유럽 제지업체들이 새로운 거래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중국산 제품의 공백을 유럽 업체들이 채울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환경 보호와 탄소 중립 목표를 강화하며 제지업계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제지업체들에게 새로운 비용 부담을 안기며, 생산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글로벌 경쟁력까지 유지해야 하는 중국 제지업체들은 이중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미·중 양국의 제지 산업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단기적인 산업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원자재 수급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라는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 시장에서의 수출 감소와 내부적인 환경 규제 강화라는 이중의 도전을 헤쳐나가야 한다.

미·중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의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대체 시장을 모색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며,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는 두 나라 제지 산업에 심각한 변화를 예고하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지 시장 전체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중 제지업계가 새로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 이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