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호무역주의 속 흔들리는 국제 펄프 업계
작성자
jakyung
작성일
2025-09-16 11:51
조회
254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국제 펄프 시장을 거칠게 흔들고 있다. 지난 7월 30일, 미국 정부는 브라질산 수출품 전반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전격 발표했지만, 화장지 원료로 쓰이는 브라질산 유칼립투스 펄프만은 예외 품목으로 지정했다. 미국 내에서 대체 생산이 불가능하고, 미국 소비자 맞춤형으로 개발된 원료라는 점을 브라질 정부와 업계가 수주간 로비 끝에 인정받은 결과였다. 2024년 기준 브라질은 1,857만 톤의 펄프를 수출했고, 이 가운데 약 280만 톤이 미국으로 향했다. 브라질 입장에서는 미국이 최대 전략 시장이었기에 이번 면제 조치는 “간신히 숨통을 틔운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불과 보름 뒤인 8월 12일, 상황은 급반전했다. 미국 펄프 제조사 레이오니어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RYAM)와 미국 제지·임업·화학노조(USW)는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브라질과 노르웨이를 상대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를 요청했다. 제소 내용은 충격적이다. 브라질산 고순도 용해펄프(HPDP)의 덤핑 마진이 최대 168%에 달하며, 노르웨이는 무려 226%에 이른다는 것이다. 덤핑 마진이란 자국 내 정상가격보다 얼마나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실상 관세율로 직결된다. 만약 이번 조사에서 이 수치가 그대로 인정된다면 브라질과 노르웨이 업체들의 대미 수출은 거의 봉쇄나 다름없다.
브라질은 7월 말 “펄프 관세 면제”라는 당근을 얻어냈지만, 8월 중순 “반덤핑 조사”라는 채찍을 맞으며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국내 산업과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편하려는 속내가 드러난다. RYAM의 CEO 드 라일 블룸퀴스트는 “제스업(조지아)과 페르난디나비치(플로리다)의 HPDP 생산과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USW 역시 “수백 명의 노동자가 덤핑 수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목소리 뒤에는 미국 시장을 봉쇄하고 가격 결정권을 틀어쥐려는 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라질 최대 펄프업체 수자노(Suzano)는 8월 6일 “현 시장 가격으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12개월간 약 40만~50만 톤의 시장용 펄프 생산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경질펄프 수요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 축소가 단기적으로 가격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미국발 조사와 겹치면서 오히려 국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은 겉으로는 관세를 면제해주며 자유무역을 존중하는 듯 보였지만, 뒤에서는 덤핑이라는 더 무거운 족쇄를 채웠다. 국제 펄프업계는 “관세 면제라는 안전핀”을 얻었다고 안도했지만, 이제는 그 안전핀이 언제든 뽑힐 수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됐다. 덤핑 마진이 100%를 넘는 순간, 수출길은 자동으로 막힌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뿐 아니라 전 세계 펄프 메이커들에게 향후 미국 시장의 규칙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냉혹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자유무역의 기치를 스스로 내걸었던 미국이 이제는 힘의 논리로 국제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관세는 풀어주는 척하면서 결국 덤핑으로 옭아매는 이중플레이가 계속된다면, 피해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결국 글로벌 산업 전체이며, 소비자들이다.
- 이 상 -
그러나 불과 보름 뒤인 8월 12일, 상황은 급반전했다. 미국 펄프 제조사 레이오니어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RYAM)와 미국 제지·임업·화학노조(USW)는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브라질과 노르웨이를 상대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를 요청했다. 제소 내용은 충격적이다. 브라질산 고순도 용해펄프(HPDP)의 덤핑 마진이 최대 168%에 달하며, 노르웨이는 무려 226%에 이른다는 것이다. 덤핑 마진이란 자국 내 정상가격보다 얼마나 낮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실상 관세율로 직결된다. 만약 이번 조사에서 이 수치가 그대로 인정된다면 브라질과 노르웨이 업체들의 대미 수출은 거의 봉쇄나 다름없다.
브라질은 7월 말 “펄프 관세 면제”라는 당근을 얻어냈지만, 8월 중순 “반덤핑 조사”라는 채찍을 맞으며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국내 산업과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편하려는 속내가 드러난다. RYAM의 CEO 드 라일 블룸퀴스트는 “제스업(조지아)과 페르난디나비치(플로리다)의 HPDP 생산과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USW 역시 “수백 명의 노동자가 덤핑 수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목소리 뒤에는 미국 시장을 봉쇄하고 가격 결정권을 틀어쥐려는 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라질 최대 펄프업체 수자노(Suzano)는 8월 6일 “현 시장 가격으로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12개월간 약 40만~50만 톤의 시장용 펄프 생산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경질펄프 수요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급 축소가 단기적으로 가격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미국발 조사와 겹치면서 오히려 국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은 겉으로는 관세를 면제해주며 자유무역을 존중하는 듯 보였지만, 뒤에서는 덤핑이라는 더 무거운 족쇄를 채웠다. 국제 펄프업계는 “관세 면제라는 안전핀”을 얻었다고 안도했지만, 이제는 그 안전핀이 언제든 뽑힐 수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됐다. 덤핑 마진이 100%를 넘는 순간, 수출길은 자동으로 막힌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뿐 아니라 전 세계 펄프 메이커들에게 향후 미국 시장의 규칙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냉혹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자유무역의 기치를 스스로 내걸었던 미국이 이제는 힘의 논리로 국제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관세는 풀어주는 척하면서 결국 덤핑으로 옭아매는 이중플레이가 계속된다면, 피해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결국 글로벌 산업 전체이며, 소비자들이다.
- 이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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